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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편지


문권익,조성임3월 기도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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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필리핀의 문권익선교사 댓글 작성일09-03-11

본문

우리의 영원한 소망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존경하는 안두익 목사님과 그리운 동성교회 성도님들께 문안을 드립니다. 그동안 평안하셨는지요. 어느덧 3월입니다. 한국은 지금쯤 추운 겨울이 물러가고 봄기운이 무르익어 가겠지요,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지만 어김없이 찾아오는 계절을 보면 자연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변하지 않는 섭리를 느낄 수 있어서 참 감사합니다. 저희는 사랑하는 동역자님들과 후원교회의 기도와 사랑에 힘입어 하루하루 은혜가운데 살고 있습니다. 저희 선교사 가정에 그 동안의 있었던 일들과 사역들에 대해서 나누고자 합니다. 바라기는 이 편지가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하는 그 분의 서신이 되기를 바라며 우리 안에 아름다운 기도와 동역 또한 충만하기를 소망합니다.

선교사 가정이야기…
유준이는 내년이면 벌써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어서 요즘 알파벳 외우느라 열공모드(?)입니다. 따갈록, 영어, 한국어를 써야하는 3중고 때문에 나름대로 어른이 모르는 스트레스 또한 있겠지만 그래도 잘 자라주어서 감사할 뿐입니다. 강준이는 이제 18개월째인데 얼마나 고집과 뗑깡이 늘었는지 정말 이름처럼 ‘강’한 아이가 되고 있습니다. 저희 가정의 경우 아이들의 이름과 성격이 너무 잘 맞아떨어져서 놀랄 때가 많습니다. 유준이는 부드러울 ‘柔’ 자를 써서 그런지 정말 키우면서 부드러웠던 걸로 기억되는데 강준이는 나날이 ‘强’한 상을 남기고 있어서 이럴 줄 알았으면 이름을 좀 더 부드럽게 지을 걸 하는 후회 아닌 후회가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후회도 잠깐, 요즘 날마다 재롱이 늘어서 부모의 기쁨조 노릇을 충분히 하기에 모두 용서가 됩니다. 조선교사는 한동안 한글학교로 바뻤는데 최근에는 종강한 상태라 거의 종일을 강준이와 씨름하며 보내고 있습니다. 한글학교를 통하여 가르치는 사역에 자신감을 얻은 것은 조선교사에게 큰 수확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역이야기
*한글학교 / 조선교사가 준비하고 담당한 사역으로 10주간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처음에 등록은18명이 했으나 수료는 절반 정도인 10명 정도만 했습니다. 수강생들은 한글이 목적이었으나 우리는 복음이 목적이었습니다. 따라서 그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너무도 중요한 일입니다. 그들이 언젠가는 복음을 받아 들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한글학교는 저희 선교사 부부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준 사역이었습니다. 우선 필리핀 젊은이들의 특성을 알게 되었고 우리가 어떤 면에서 부족한지, 또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지를 알게 된 유익한 사역이었습니다.

*축구선교 / 이 사역은 특별히 저희 지역의 유일한 종합대학인 RMTU대학 교내에서 이루어지는 사역입니다. 현재 저희 주일예배에 출석하는 영혼들이 거의 축구로 전도된 것을 볼 때 저희 사역 가운데 ‘효자종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감사하게도 꾸준히 회원이 느는 추세입니다. 그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 우선 축구를 처음 대하는 친구들이 많은 것, 그리고 다소 재밌게도 멋진유니폼을 입고 휘슬소리에 맞춰 뛰는 모습이 묘한 부러움을 불러 일으키는 모양입니다. 필리핀 사람들의 특징가운데 하나는 유니폼에 약하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유니폼에 매우 큰 자긍심을 가집니다. 주로 좋은 직장은 거의 유니폼을 입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유니폼을 입어도 주로 직장에서만 입는데 필리핀 사람들은 유니폼을 입고 출퇴근하는 것이 너무도 자연스러운 모습니다. 어떤 이유던 간에 새로운 영혼들과 함께 땀 흘리며 그들과 접촉하는 일은 참 신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주일예배 / 현재 저희 City on a Hill Fellowship 주일예배에 출석하는 청소년은 6-7명 정도입니다. 그나마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돌아가면서 결석을 하기 때문에 평균 주일예배는 3-4명 정도가 참석합니다. 문선교사는 찬양인도와 설교를 담당하고 조선교사는 찬양가사와 설교내용을 영상으로 제공하고 점심식사를 준비합니다. 예배에 출석하는 청소년들의 대부분이 이제 처음 신앙생활을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그러나 설교시간에 간간이 강한 도전을 느끼는 눈빛을 감지할 수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말씀의 힘이요 성령님의 인도하심이라고 저희 부부는 믿습니다. 가랑비에 옷이 젖고 물방울에 돌이 파이듯 준비된 하나님의 때에 그들이 예수님을 주라 고백하고 따르는 제자로 거듭나리라 믿습니다.

*의약품보급사역 / 저희가 사는 곳에는 15년전 쯤 터졌던 화산으로 인해 전기도 길도 없이 살아가는 고립된 지역이 있습니다. 한번 찾아가려면 웨폰(weapon)이라고 불리는 4륜구동 트럭(족히 30년은 됨직한)을 타고 3시간을 물길,돌길,산길을 뚫고 가야합니다. 그래서 이차를 ‘무기’라고 부르는 모양입니다. 주민은 어린이와 장년을 포함해서 모두 250명 가량이 사는데 작년 11월 이 마을에서 장염으로 전체 주민가운데 24명이 사망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주민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가 사망하였는데도 신문이나 뉴스에 보도 한 줄 나지 않았습니다. 원래가 화산지역인데 케미칼 성분에 오염된 물을 먹은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병원은 고사하고 그 흔한 항생제, 지사제 몇 알이 없어서 속수무책으로 많은 사람이 죽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사역하시는 현지목사님의 약을 구해달라는 간절한 도움요청을 받고 고민하다가 작년 여름 단기의료선교로 이곳을 섬겨주신 목동지구촌교회의 어느 집사님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의사이신 집사님은 흔쾌히 약을 보내겠노라고 약속하셨고 얼마 후 인편으로 항생제, 영양제, 지사제 등의 약을 공급받아 마을에 전달하였습니다. 원래 필리핀 사람들이 거저 받는 것에 익숙해서 뭘 받아도 감사하다는 표현을 잘 하지 않습니다. 이 좋지 못한 관습은 개인이나 국가나 똑 같아서 외국의 원조나 도움을 받아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데 여러 번 감사를 표하는 바랑가이 캡틴(촌장)을 보니 이 일이 참 ‘소중한 나눔’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선교사 가정의 기도제목 입니다
1, 8명의 교회청년들이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영접하고 말씀에 사로잡히도록
(말론, 로날드, 두명의 리챠드, 키트, 앤, 킹, 스키너드,)
2, 연합청년수련회에 참석하는데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느끼는 수련회가 되도록(3월23-25일)
3, 한글교실을 통하여 알게 된 영혼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그 가운데 복음을 받아들이는 영혼이 생기도록
4, 선교사 가정이 말씀과 기도로 무장되고 날마다 성령님과 동행하는 가정이 되도록
5. 선교사 가정의 건강과 특별히 유준이와 강준이가 선교지에서 영적, 신체적, 인격적으로 잘 자라도록
6. 언어의 진보를 위하여, 특히 계속되는 문선교사의 따갈록 설교에 영감이 흐르고 성령님의 역사하심이 있도록


내 영혼의 Loob Bunga
저희 지역에 있는 한 산족 마을가운데 ‘로옵 붕아’(Loob Bunga)라는 곳이 있습니다. 저는 어느 지역을 방문할 때 마다 그 마을이름의 뜻을 궁금해하는 버릇 아닌 버릇이 있는데 아무리 ‘로옵붕아’의 뜻을 생각해도 알 길이 없었습니다. 로옵은 ‘inside’란 뜻이고 붕아는 열매, 즉’fruit’이라는 의미까지는 알겠는데 이 두 단어가 합쳐질 때 어떤 의미를 만들어 내는 지는 도무지 알기가 어려웠습니다. 늘 궁금하던 차에 어느날 그 마을을 방문할 일이 있어서 갔다가 한 노인 분에게 도대체 마을 이름이 로옵붕아 인데 이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노인은 미소와 함께 ‘깊은 곳에서 열매가 나는 법’이라고 넌지시 제게 일러 줍니다. ‘아, 그랬구나..!’ 생각할수록 근사한 마을 이름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어쩌면 그곳은 마을 이름만으로도 깨달음이 충분한 곳이었습니다.

깊은 곳에서 열매가 난다는 말은 어찌 보면 당연한 말처럼 들리지만 세상사에 인고와 노력 없이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새삼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로옵붕아를 다녀온 후, 내게는 어떤 ‘붕아’가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숲이 깊어야 나무도 크고 우물이 깊어야 물도 시원한 법인데 안타깝게도 아직 3년 밖에 않된 저희 사역에는 ‘붕아’가 없습니다. 붕아는 고사하고 어쩔 때는 지금 씨나 제대로 뿌리고 있는 것인지도 잘 모를 때가 많습니다.
선교사는 많은 순간 ‘열매’에 쫒기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을 주변을 통하여, 그리고 나 자신을 통하여 알게 됩니다. 빨리 어떤 사역의 결정체와 그에 따른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이 때로는 외부로부터 그러나 더 많은 순간은 내 자신으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열매컴플렉스’인 셈이지요.
한낱 마을 이름일 뿐인데 그 앞에서 느껴지는 제 자신의 왜소함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어쩌면 이제 3년된 선교사에게는 기대할 수 없는 열매가 나도 모르는 사이 나 자신에게 부담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은 마음이 무겁던 차에 성경이 말씀하는 열매의 뜻이 알고 싶어 신약성경을 찾아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발견한 성경의 열매 앞에서 제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과 만나야만 했습니다. 그 열매는 광야의 외치는 자로 살았던 요한이 이르는 바, “회개에 합당한 열매” (마3:8)였습니다. 그 동안 저의 관심은 온통 사역과 관계된 기쁨과 환희의 열매였을 뿐, 나 자신을 향한 회개의 열매는 생각치도 못했었는데 회개에 합당한 열매부터 맻으라는 말씀의 교훈을 대하는 순간 뭔가 첫 단추부터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니 목사로, 혹은 선교사라고 하는 믿음직한(?) 신분으로 살면서 그 동안 제게 있어서 회개는 그저 책장 구석에 꽂아 둔 채로 오랫동안 찾지도 읽지도 않던 그런 책과 같은 것이 아니었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부끄럽지 않게 사역한다며 남의 밭은 열심히 휘젓고 다녔지만 정작 내 영혼을 위한 수고와 눈물의 파종은 최선을 다했는가 하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질 때 내 스스로도 그리 만족할 만한 대답을 선뜻 내 놓을 수 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선교사가 선교지에서 맺어야 할 첫 열매는 그 누구의 영혼이기 이전에 바로 자신의 영혼임을 임을 뒤늦게나마 알게 되었으니 우리 주님의 친절하시고 자비하신 은혜와 교훈이 감사하기만 합니다.

마치 성장통 처럼 앓았던 이른 바, ‘선교사 사역 열매증후군’은 조금씩 차도를 보이는 중입니다. 우리의 영혼이 주님의 은혜와 가르침으로 깊은 숲처럼 우거지고 깊어질 때 생기는 이 ‘로옵 붕아’의 수확이야말로 오늘을 사는 우리가 거두어야 할 가장 값지고 소중한 열매가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겸손히 바라기는 사랑하는 후원,동역자님들의 삶 속에도 이 귀한 열매가 많이 맺히길 멀리서 중보로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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