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중기 선교사의 선교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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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작성일12-06-01본문
황중기 김성혜선교사 가족 이야기 23 (2012. 5. 24)
사랑하는 동역자님께 두 달 간의 마을 생활을 감사히 마치고 이곳 우까룸빠에 돌아와 인사드립니다. 그동안 모두 평안하셨는지요. 한국은 봄날이 한창이겠네요. 저희는 마을의 여름을 한참 즐기다가 갑자기 초겨울과 같은 찬 이곳의 날씨에 겹겹이 옷을 껴입게 됩니다. 흐린 날씨지만 좀 전에 빨래도 널고 아이들도 도시락 싸서 학교에 보내고 나니 조금 여유롭게 앉아 그 동안의 마을 생활을 돌아보며 은혜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들어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트럭을 타고 누비며
<?xml:namespace prefix = v ns = "urn:schemas-microsoft-com:vml"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경비행기나 헬리콥터로 마을 마당까지 타고 내리는 선교사님과는 다르게 저희 가정은 경비행기로 작은 공항에 내려 그곳에서부터 대중교통으로 7시간 이상을 달려야 마을에 도착합니다. 이번 마을 방문 때는 마을에 두고 온 짐도 있으니 짐이 줄 줄로 알았는데 막상 짐을 싸고 또 공항 근처시장에서 먹거리를 사다 보니 옮겨야 될 꾸러미가 30개가 되었습니다. 마을까지 가는데 차도 갈아타야 하고 이 짐을 다 어떻게 옮겨 싣나 걱정이 되었는데 재미있게도 차를 갈아타야 하는 곳에서 저희 마을에서 한 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서 가게를 하시는 한국 사업가의 트럭을 만나게 되어 그분이 저희 짐을 다 실어주어 무사히 마을까지 잘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마을에서 이곳 저곳을 방문할 때도 딱히 정시에 떠나고 다니는 대중교통이 없으니 길에서 기다리다 큰 오일 팜열매를 싣는 트럭을 만나면 그곳에 올라타고 다니는 것이 일상인데 너무 높은 트럭이다 보니 오르고 내릴 때 ‘엄마’ 소리가 절로나기도 합니다. 남편이 트럭에 올라서서 이동할 때면 길에 지나다니는 어른이며 아이들 모두 ‘중기, 중기’하며 손을 흔들어 주고 환호를 해주어, 바람을 가르며 트럭을 타고 이동하는 재미를 더해주었습니다.
해와 비의 하모니
마을에 도착한 후 10일 동안은 비가 계속 세차게 내렸습니다. 집 뒷마당의 물탱크는 차고 넘쳤고 날씨가 시원하여 더위 걱정이 없이 좋았고, 밤마다 10분거리 바다에서 나는 철썩철썩 큰 파도소리는 듣기 좋은 자장가였습니다. 그러다가 열흘이 지난 후부터는 아침부터 세시까지 해가 쨍 하여 전기를 충전하여 선풍기도 돌릴 수 있었고 그러다가도 네 시부터는 갑자기 세차게 비가 내려 물탱크의 물이 채워졌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오전에는 해, 오후에는 비 그리고 밤에는 집주인이 넣어주는 발전기 전기, 이 삼박자가 있는 날은 최고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저희가 떠날 때 즈음에는 마을 사람들이 저희가 편한지 물 좀 쓰겠다면 물탱크에서 물을 많이 퍼가곤 했는데 그럴 때는어김없이 비가 내려 주어 물이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입을 것과 먹을 것
마을에서는 입을 것에 대한 걱정은 없지만 주부로서 먹을 것에 대한 걱정을 떨치기는 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전마을 생활에서는 먹을 것을 재어가며 한달 동안 이만큼 먹어야지 했는데 이번에는 떨어지면 먹을 것을 주시겠지 하며 양념도 팍팍 써 가며 요리했습니다. 그래도 밤에 잘 때는 내일 아침은 무엇을 먹나 하는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말려간 야채와 깡통들을 가지고 하는 요리말고 무언가 새로운 요리가 떠오르지 않을 때는 말입니다. 그래도 가끔 마을 사람들이 물고기를 잡아다 주는 날에는 비록 구운 고기 한 토막이어도 만찬을 즐기는 마음으로 기쁘게 먹곤 했습니다. 이번에는 빵도 구워 마을 사람들과 나누어 먹었는데 제가 보기에는 2% 부족한 빵인데도 다들 맛있다면 좋아했습니다. 그 덕분에 가스를 많이 써서 떠나기 이틀 전에 가스가 떨어져 옆집 부엌에 가서 나무로 솥 단지를 쌔 까맣게 태워가며 요리를 했습니다.
말씀과의 만남
남편은 오전부터 나가 마을 사람들과 교제하며 말을 배우고 저는오전에 홈스쿨을 끝내고 오후에 근처 집에서 아주머니들과 이야기하며 말을 배웠습니다. 이번에는 말만 배우지 않고말을 배우는 시간에 이전에 초역되었던 성경을 마을 사람들과 같이 읽었습니다. 저는 마가복음을 아주머니들과 읽었는데 저는 그분들과 초역이지만 함께 말씀을 읽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습니다. 모르는 단어도 물어보고 또 가끔은 성경에 나오는 주제로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루는 결혼과 이혼에 대한 본문을 읽었는데 대뜸 같이 읽던 아주머니가 파푸아뉴기니는 지금 핸드폰 때문에 결혼도 하고 이혼도 한다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무슨 소리냐고 했더니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과 처음에는 재미 삼아 전화를 하다가 나중에 만나 결혼도 하고어떤 사람들은 전화하다 다른 사람과 결혼하려고 이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신도 남편을 핸드폰으로 만났고 자기의 오빠는 이혼을 두 번이나 했는데 새로 만난 여자들도 모두 핸드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래도 그 아주머니는 이혼은 안 좋은 것이라며 나름 성경을 근거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말씀을 같이 읽으면서 자연스럽고 정확한 번역이 이루어지고 그리고 말씀의 능력이 경험되는 역사가 어서 속히일어나면 좋겠다는 마음이 더 간절했습니다.
한 손 야구
날씨가 좋은 오후에는 남편이 주영이 성경이와 함께 집 앞마당에서 야구를 했습니다. 그러면 한두 명 아이들이 모이다가 나중에는 두 팀으로 나누어 경기까지 하게 됩니다. 파푸아뉴기니 아이들은 운동신경은 타고난데다가 또 기다란 부시 나이프로 잔디도 깎고, 나무도 패기 때문에 막대기 휘두르는 데는 다 선수입니다. 야구 방망이가 없어 나무 막대기를 배트로 썼는데 재미있게도 마을 아이들은 한 손으로 방망이를 잡고 야구를 했습니다. 부시 나이프를 한 손으로 잡고쓰듯이 말입니다. 그래도 어찌나 뻥뻥 잘 치던지. 그리고 공을 잡는 것도 글러브 없이 맨손으로 턱턱 다 잡아냈습니다. 주영이가 성경이는 아이들이 봐주어가며 공을 던져주어 가끔 공도 치고베이스를 돌기도 했습니다. 저와 남편이 주영이가 공을 치고 뛸 때는 ‘뛰어 뛰어’ 소리를 지르곤 하니까 마을 아이들도 그것을 듣고는 자기들이 뛸 때도 ‘뛰어 뛰어’ 하며 뛰어서 아주 웃겼습니다.
망망대해와 쪽배
섬마을 방문을 계획했지만 언제 누구와 갈지 모르고 기도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5월 4일 바이야라는 마을을 3박 4일로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바이야에 사는 한 사람이 저희 앞집에 일이 있어방문했다가 돌아가는 길에 저희를 자기 배에 태워 주면서 마을 방문이 이루어졌습니다. 저희와 동행한 사람들은 배주인을 빼고 어른 6명과 아이들 2명이었습니다. 저희 가족까지 모두 합해 13명이, 타고 보니 쪽배를 타고 바다를 건넜습니다. 동행한 사람들 중 이전에 번역을 도왔던 사람도 있고, 이번에 새로 뽑힌 번역자와 그 부인, 그리고 옆집에서 제게 말을 가르쳐주는 아주머니와 그의 두 살 안된 아기도 있었습니다. 한 시간이면 간다는 마을을 갈 때는두 시간, 올 때는 세시간이 걸렸습니다. 사실 올 때는 짐도 줄었으니 더 빨리 올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웬걸…… 같이 간 마을분들이 타로 랑 음식을 잔뜩 싣는 바람에 배가 더 무거워져서 바다 위에서 더워 부채질을 할 정도로 천천히 달렸습니다. 더 가관인 것은 그 쪽배에서 물고기를 잡는다고 작살을 던지는 바람에 배가 갸우뚱거려 그때까지 입지 않고 발 앞에놓아두었던 구명조끼를 얼른 꺼내 입기도 했습니다. 수영도 잘 못하는 제가배로 여행을 한다고 겁도 많이 났는데 그래도 잘 다녀왔으니 참 은혜입니다. 망망대해 땡볕덕분에 남편은 긴 빨간스타킹을 신은 것처럼 다리가 다 타고, 저도 긴 빨간 장갑을 끼고 빨간 머플러를 한 꼴이 되었지만 재미있었습니다. 지금은 탄 살이 갈색이 되더니 껍질이 벗겨지고 있습니다. 바이야 마을은 물 공급이 어려운 마을이라 아주머니들이 물을 떠오고 빨래하고, 설거지를 하러 배로 노를 저어다닙니다. 밭도, 시장도 배를 타고 다닙니다. 저희 마을에서는 보지 못한 광경이라 저도 많이 놀랐습니다. 이렇게 사시는 분들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주일날 저보고 한마디 하라 길래 메라메라 말로 떠듬거리며 ‘한국에서는 이렇게 배를 타고 다니며 물긷고 빨래, 설거지 하는 아주머니는 없습니다. 여러분들 대단합니다. 하나님 사랑하시며 이렇게 사시는 여러분들 하나님이 다 보고 계시니 복을 주실 겁니다’ 했더니 아주머니랑 할머니들이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3박 4일 동안 같이 동행한 마을 사람들과 같이 밥 먹고 그곳 사람들이랑 이야기하고, 아이들하고 노래하고 지내며 행복한 마을 방문이었습니다. 밖에서 거의 살아야 해서 모기 약을 계속해서 발라가며 그리고 밥 먹을 때는 개와 돼지를 쫓아내며 먹긴 했지만 좋은경험이었습니다. 방문을 마치고 마을 집에 돌아와 방 안에서 밥을먹는 것만도 행복했으니까요. 바이야 마을 사람들은 저희가 자기들의 말을 쓰는 것이 신기하고 놀랍다며 아주 좋아했고, 돌아가는 배 기름값을 대주기도 하며 저희들의 사역을 격려해주었습니다. 잠을 자는 곳은 처음에 배 주인이 자기 집에서 자라 해서 그것도 감사했는데, 더 놀라운 감사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곳에 외국인들이 고기 잡으러 오는 리조트가 하나 있는데 그곳 가톨릭 설교자가 그곳 매니저에게 말해 하루에 10만원 가량하는 곳을 공짜로 잘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우까룸빠 침대보다 더 좋은 침대에서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같이 간 사람들도 이번 여행이 재미있었는지 다른 데도 나중에 다른 곳에 또 가자고 하고, 저희 마을사람들이 다음 번에는 자기도 가겠다고 나서기도 했습니다.
이 닦아, 긁지마
성경이가 떠나기 전 이가아프고 피부에 이것저것 생겨, 마을에서 이가 아프다고 울면 어떻게 하나, 더운 날씨에 피부가 덧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많았는데 감사하게 한 두 번 아프다고 한 것 말고 잘 있었고, 피부다 다 낫지는 않았지만 좋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경이에게 마을에서 ‘이 닦아, 긁지마’를 잔소리처럼 했고 주영이에게는 밤마다 ‘눈 버려, 책 읽지마’ 소리를 늘 했습니다. 어제 이곳 우까룸빠 치과에 가서 둘 다 이 치료를 받았고 성경이는 고칠 것이 많아서 5번 더 오라고 합니다. 마을에서 엄마와 공부하는 것도재미있기도 하지만 심심했는지, 이곳에 와서 성경이가 내일 학교 간다며 옷도 챙겨놓고 가방도 챙겨놓더라고요. 하나도 못 알아들으니 학교 안 간다는 말을 안 해서 어찌나 감사한지요. 주영이 성경이는 마을에서는 마을대로, 이곳에 오면 이곳대로 잘 적응하고 지내서 얼마나 감사한지요. 선교지에서 살아가며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많이경험하여 하나님을 믿고 알고 따르는 일에 열심을 내는 아이들이 되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어느새 점심준비 할 시간이네요. 오늘 점심은 기도편지 쓰는 저를 위해 지금 남편이 열심히 옆에서 칼질을 하고 있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고요. 감사합니다.
파푸아뉴기니에서 황중기, 김성혜, 주영, 성경 올림
기 도 제 목
1.이후 성경번역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들이 잘 세워지고 진행되며 성경번역 조력자들이 한마음 되어 사역을 잘 감당하도록
2.마을 집 수리가 잘 진행되고 필요한 장비들이 잘 구입되도록 (물탱크 펌프, 발전기 등)
3.마을 생활을 통해 배운 말을 잘 정리하여 메라메라 말에 대한 이해가 더 생기도록
4. 7월에 새 학년을 시작하는 주영이(5학년)와 성경이(1학년)가 믿음의 아이들로 자라나며 학업을 잘 감당하고 친구들을 잘 사귀도록
5. 7월 총회 참석차 한국을 3주간(7월 3일 - 24일) 방문하는 김선교사가 가족과 교회, 동역자들과 의미 있는 만남을 가지도록
6.파송, 협력교회와 동역자님의 삶에 하나님의 은혜가 넘쳐나며 메라메라 성경번역 사역을 위해 힘있게 중보하도록.
7.양가 부모님과 형제들이 강건하며 믿음으로 빛 된 삶을 살도록
주소: Jungkee Hwang & Sunghye Kim PO Box 373 Ukarumpa, EHP 444, SIL Papua New Guin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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